30일, 30개의 생각. 7. OLPC같은 일을 하고 싶다 :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 | 2009/03/09 13:10

<Being Digital>의 저자이자 MIT 미디어랩의 설립자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2005년부터 세상을 바꾸기 위한 간단하면서도 파워풀한 방정식을 내놓았다.

(One Laptop) + (One Child) = Change the world

제 3세계 아이들에게 싸면서도 강력한 랩탑을 보급해줌으로서 정보 접근평등의 실현과 기회 제공이라는 명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기회제공은 우리와 같이 항상 연결된 자들에게는 식상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당장 먹고살 일이 힘든 아프리카의 못 사는 아이들에게는 로또 이상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돈 100달러에ㅡ최소한 계획 하에서는 그렇다.

OLPC, One Laptop Per Child 프로젝트는 이미 4년도 더 된 프로젝트이고 이미 많은 곳에서 인용하였지만, 앞으로 내가 해야할 일의 아주아주 큰 그림을 제안해 주는 프로젝트여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런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미디어 랩의 행보는 눈부시다고 해야 할까? 이 프로젝트는 일단 사회적 기업과 같은 기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구매력이 있는 선진국의 구매자가 OLPC 두 대를 사서 하나는 자신이 가지고 하나는 기부하는 것이다. 그래봤자 채 300달러가 되지 않는다. 이런 기부시스템은 사회를 바꾸기위한 기업들의 노력들과 비슷하다.

두 번째로 스케일이 초국가적이다. 페루나 콜롬비아 등의 나라에는 직접 네그로폰테 교수가 세일즈(?) 를 뛰기도 하여 실제로 많은 OLPC가 보급되었다. TED에 올라온 동영상은 참고를 넘어서서 감동을 준다.

또한 갖고 싶게 만드는 여러가지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다. 아무리 프로젝트 기획이 좋아도 디자인이 힘이 없었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을 것이다. OLPC하면 산업디자이너 이브 베하를 빼놓을 수 없다. 혁신적이면서도 현지 사정과 아이들의 신체조건에 맞춘 디자인은 프로젝트를 돋보이게 하였다. 또한 색의 변화를 줘서 많은 아이들이 자신만의 마크 색을 가질 수 있다. 이런 도처에 깔린 아기자기한 매력 요소들이 프로젝트의 목표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의 총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Squeak, CSound 등의 프로그램과 리눅스를 고쳐 만든 시스템으로 소프트웨어를 돌린다. OLPC의 경우 하드 드라이브의 용량이 크지 않아 대신 지역화된 서버에 접속하여 아이들이 통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물론, 브라우저가 있다. 이쁜 브라우저ㅡ이것도 매력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은 내가 어떤 일을 앞으로 해야 하냐에 대한 많은 해답을 준다. 난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 그것은 탈집중적 사회를 지향하며, 모든 이에게 발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나름의 기술과 디자인적 요소가 뒷받침되면서 확장 가능한 미디어와 맞닿고, 그런 프로젝트는 창작과 기회의 판을 넓혀주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지금은 비록 작은 개인이지만 언젠가는 그런 일을 하겠다. 내가 가지는 사회 참여적 디자인 방법론으로 그런 일들이 의미가 생기는 지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OLPC를 단순히 전구 용도로 쓰는 아프리카의 가정도 있다고 한다. 당연히 빛이 없는 곳에서 나름의 기능을 하는 것일 터, 비록 이렇게 쓰이더라도(시간이 걸리더라도) 세상에 한 줄기 빛이 되는 그런 것이 언젠가는 나오리라 생각한다.



TAG : 30개의생각, csound, olpc, squeak, ted




30일, 30개의 생각 6. 인터페이스 연대기-분산의 다이어그램 | 2009/03/07 07:36

<링크>를 읽으면서 네트웍 이론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는데 <인터페이스 연대기>를 읽으며 다시 한번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시작은 모더니스트 건축가인 르 코르뷔지에의 도시계획이다. 산업혁명 이후로 혼돈의 도시 속에 살아온 이들에게 모더니즘 도시계획은 어찌보면 죽기 전 이루어야 할 마지막 소망이 아니었을까 싶다. 주거의 안전과 교통의 흐름이 완벽히 통제되고, 고층의 직각 건물이 도로를 따라 입체적으로 배치되는, 아마도 그 시대엔 꿈과도 같은 그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냉전의 분위기가 팽배하고 핵전쟁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그를 대비하기 위한 '초실용적' 대책이 바로 탈중심화decentralized 네트워크에 입각한 도시계획이었다.

중심화된 모더니즘 도시는 핵공격에 너무나도 취약한 부분이 있었다. 중앙부가 파괴되면 완벽하게 무너지는 도시보다는, 인간의 뇌가 뉴런의 시냅스로 연결되는 듯한 다층적 연결 구조를 가져야 된다는 것이다. 인류의 전멸을 막기 위해 탈중심화의 시나리오를 생각해야만 했던 그들의 마음이 어찌보면 씁쓸하기도 하다.

이런 인류의 전멸을 막기 위해 생각한 탈중심 네트워크는 정말 또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전의 베트콩이 게릴라 작전을 위해 땅굴을 파면서 다시 드러난다. 베트콩 게릴라전의 핵심이 되는 이 땅굴은 중앙집중적 감시망을 완전히 비껴나가는 탈중심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분산 네트워크는 디자인 이론가인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세미라티스'에서 잘 드러난다. 사실 크리스토퍼 알렉산더는 디자인 방법론을 알고리즘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고 믿어온 사람이었으나 실제 프로젝트에서 그 한계를 맛보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르 코르뷔지에의 부아쟁 계획 등 나무 구조의 집중화된 구조는 일부 소수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구조라고 비판하면서, 도시가 인간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풍요로운 패턴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세미라티스 구조를 이야기 하였다.

중심화된 것은 아래가 죽어가고 오직 위 만이 살아가는, 인간미가 느껴질 수 없는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최하위 노드에서 최상위 노드로 가기위한 방법은 거의 없다시피 한 구조에서 바람직한 변화는 애당초 불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가 경험한 디자인 방법론의 알고리즘화도 느끼는 점이 많았다. 디자인에서 지나친 개념화는 독이 되는 것 같다. 큰 원칙 속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아이러니의 감정을 느꼈다. 냉전시대를 통해 개념화된 분산 네트워크가 다시 전쟁에 이용되기도하고, 이것이 다시 인간에게 풍요로움과 생기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술은 큰 변화를 낳을 것이다.

TAG : 30개의생각,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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